[손인호변리사의 IP & LAW] 페이스북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상현실(VR), 메타버스(Metaverse)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과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갑자기 메타로 변경함에 따라 메타라는 상표를 사용하던 많은 기업들과 상표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브랜드 명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상표 분쟁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 기업의 리브랜딩(Re-branding)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표 분쟁

기업이 브랜드명을 변경할 때 법적으로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부분은 타인의 상표권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심 끝에 결정한 브랜드 명칭이나 로고가 다른 사람의 상표와 유사한 경우에는 해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표권자는 자신의 상표와 동일한 상표뿐만 아니라 유사한 상표까지 사용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상표법 제89조, 제108조).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마케팅 광고업(35류) 소프트웨어 컴퓨터 관련 서비스(42류) 등의 상품에 대해 Meta 상표권을 양수한 것도 이 같은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모든 상품군에 대해 ‘Meta’ 상표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어서 상표권을 획득하지 못한 사업 영역에서는 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 발표 직후 메타피시라는 미국 회사가 PC에 자사의 출원 상표를 넘겨주는 대가로 2천만달러(약 230억)의 금액을 요구하며 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Meta’에 대한 다수의 상표권자 존재

담양군은 전기통신 통신판매중개업(제35류) 등에 대해 2017년 5월에 ‘Meta’ 상표권을 획득하였습니다

전라남도 담양군은 메타세쿼이아 거리 옆에 위치한 프랑스 도시 프로방스의 감성을 살린 메타프로방스를 관광 단지로 조성하고,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한글 ‘메타’와 영문 ‘meta’에 대해 상표권을 획득한 것입니다.

또한 영국의 유명 전자제품 기업인 다이슨 역시 소프트웨어나 스마트 안경(제 9류)에 대해 이미 ‘Meta’에 대해 상표권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가상현실(VR), 메타버스(Metaverse)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별로 독자적인 상표권 효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변경하는 기업은 해외 진출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자신의 상호를 사용할 수 있으나 제한적인 사용만 가능

각국은 공정 이용(Fair Use)의 관점에서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는 상표권의 효력을 미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신의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할 것을 요구하듯이(상표법 제90조), 타국에서도 엄격한 상호 사용 요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페이스북의 사명변경은 여러 시사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순간 좀 더 신중하게 분쟁의 씨앗을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저: 송인호 변리사 특허청 심사관 대상 특허법 강의 등 다양한 강연과 기고를 통해 지식재산(IP)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지적재산(IP) 관련 법률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문가의 입장에서 관련 이슈를 좀 더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